반대되는 논제를 사용해 새로운 논제를 만드는 논리적 담론이자 철학적 방법론. 쉽게 말해 "어떤 주장(A)이 있고, 그에 반대되는 주장(B)이 부딪히면서, 두 주장의 모순을 극복하고 더 높은 차원의 진리(C)로 나아가는 과정"을 뜻한다. 인류 철학사, 특히 서양 철학에서 진리를 탐구하거나 역사의 발전을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뼈대 중 하나다.
마르크스는 헤겔의 변증법적 구조(발전 논리)는 극찬하며 수용했지만, 그 껍데기인 관념론(정신이 세상을 이끈다)은 부정했다. 대신 물질적 조건(경제)과 계급 투쟁이 역사를 발전시킨다는 유물론적 변증법을 주창했다. 즉, 자본주의(정)가 필연적으로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착취하는 모순(반)을 낳고, 이 갈등이 혁명으로 폭발하여 공산주의 사회(합)로 나아간다는 논리다.
반(反, Antithesis): 정에 내재된 모순으로 인해 발생하는 반대 주장이나 상태. (예: 하지만 사회 규범과 법에 의해 억압받는다.)
합(合, Synthesis): 정과 반의 갈등을 통해 도출된, 모순이 해결된 더 높은 차원의 새로운 상태. (예: 법과 질서 안에서 타인과 공존하며 누리는 진정한 자유를 추구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철학적 용어가 바로 지양(止揚, Aufheben)이다. 이는 부정하면서 동시에 보존한다는 뜻으로, 단순히 A와 B가 싸워서 한쪽이 이기거나 반반씩 타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한계를 부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헤겔은 이 용어를 쓰지 않았다. 정반합이라는 용어를 처음 정립하고 유행시킨 사람은 헤겔의 선배 격인 요한 고틀리프 피히테이고, 헤겔은 오히려 즉자-대자-즉자대자 같은 훨씬 복잡하고 난해한 용어를 즐겨 썼다. 하지만 피히테의 도식이 워낙 직관적이고 설명하기 편하다 보니, 오늘날 교과서에서는 헤겔의 철학을 정반합으로 퉁쳐서 가르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