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ophobia, Negrophobia, anti-Blackness
흑인, 즉 피부색이 짙은 사람에 대한 혐오 심리. 단순히 개인적인 거부감을 넘어 사회적, 구조적인 차별과 편견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학계에선 Anti-Blackness(반흑인 정서)란 표현이 더 광범위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흑인혐오의 역사는 의외로 수천년이 되었는데 고대 이집트 시대에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을 원숭이라고 간주했고
(1) 인도에서는 피부색이 짙은 원주민을 달리트로 간주해서 지금까지도 차별해오고 있다. 특히 인도의 카스트 제도 내에서 피부색에 따른 위계질서는 피부색 차별(컬러리즘)의 초기 형태로 분석되기도 한다.
흑인혐오의 대표적인 모습이 바로 흑인노예무역인데 스페인이 먼저 시작했다는 편견과 달리 아랍인이 먼저 시작했다. 당시 아랍인들은 흑인남성을 거세시키고 흑인여성을 성노예로 만드는 만행을 자행했고
(2) 그 이후에 유럽인들이 흑인들을 아메리카로 이주시켜 19세기 말까지 노예로 부렸다. 이 과정에서 흑인을 사람이 아닌 재산으로 취급하기 위해 흑인은 지능이 낮고 고통을 덜 느낀다와 같은 각종 우생학적 논리가 동원되었다.
노예제가 폐지된 이후에도 흑인혐오는 끝나지 않았고 민권운동 이후에 표면적인 흑인혐오가 감소했지만 아직까지 흑인혐오가 성행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짐 크로우 법부터 현대의 과잉 진압 논란까지, 흑인 혐오는 시스템 속에 교묘하게 숨어든 형태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프리카혐오와 동의어로 오해하지만 아프리카혐오는 아프리카 대륙인에 대한 혐오이고 흑인혐오는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다른 대륙에 거주하는 흑인에 대한 혐오를 의미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도 흑인이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혐오는 흑인혐오에 속하지만 아프리카혐오는 아니다.
반대로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백인이나 아랍계 인종에 대한 혐오는 아프리카혐오에는 해당할 수 있으나 흑인혐오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즉, 전자는 지리적/문화적 혐오이고 후자는 신체적/인종적 혐오인 셈이다.
3. 지역별 양상 ⊖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과거 노예제의 역사적 부채의식과 현대의 치안 문제, 이민자 갈등이 뒤섞여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띤다. 2020년대 들어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반흑인 정서에 대한 자성이 일었으나, 동시에 이에 반발하는 대안 우파 세력의 결집을 초래하기도 했다.
서구권처럼 직접적인 노예제의 역사는 없으나, 서구 미디어의 영향과 밝은 피부색을 선호하는 전통적 미의식이 결합되어 은밀한 형태로 존재한다. 한국에서도 흑인을 흑형이라 부르며 신체 능력을 찬양하는 듯하면서도 희화화하거나, 특정 범죄 뉴스에 과하게 반응하는 등의 모습이 나타난다.
흑인혐오가 대륙서안에서만 있다는 편견과 달리 대륙동안에서도 있는데 필리핀에 거주하는 흑인이 다수의 필리핀인에게 차별받는 것이나 서뉴기니에서 인도네시아인에게 차별받는 것도 흑인혐오에 속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흑인의 얼굴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범죄 위험도를 높게 책정하는 등 기술적 인종차별 문제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창작물에서는 흑인은 항상 먼저 죽는다는 사망 플래그성 클리셰가 흑인 혐오적 편견의 산물로 비판받기도 한다.
스포츠계, 특히 유럽 축구 리그에서는 관중들이 흑인 선수에게 바나나를 던지거나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는 저급한 혐오 행위가 끊이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