흄이란 주어진 영역 일대의 현실성(reality)의 정도 또는 양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SCP 재단 세계관에서 사용되는 가공의 물리량 측정 단위. 특정 지역이나 개체가 지니고 있는 현실성의 강도, 혹은 농도를 수치화한 지표다. 단위 기호는 Hm을 사용하며, 그 정도를 흄 준위(Hume level)라고 칭한다. 이름의 유래는 인과율과 경험론에 대해 깊이 고찰했던 18세기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이다. SCP 재단에서는 골치 아픈 변칙 개체들과 현실조작 현상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통제하기 위해 이 단위를 도입했다.
흄 준위라는 개념이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다면, 위의 FAQ 링크에 적혀 있는 모래 비유를 떠올리면 쉽다. 우주의 모든 공간이 얇은 모래 층으로 균일하게 덮여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모래의 양이 바로 현실성이며, 이 평범한 상태를 기준 준위(Baseline)로 잡는다.
(1)- 모래가 줄어들면(흄 준위 하락): 현실성이 희박해진 상태다. 현실이 종잇장처럼 얇아져서, 물리법칙이 붕괴하거나 누군가가 마음먹은 대로 세상이 쉽게 변해버릴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 모래가 쌓이면(흄 준위 상승): 현실성이 빽빽해진 상태다. 현실이 너무나도 단단하고 확고해져서, 어지간한 초자연적 힘이나 변칙성으로는 이 공간의 물리법칙을 비틀 수 없게 된다.
SCP 재단 세계관에서 이른바 현실조정자라 불리는 존재들이 어떻게 현실을 조작하는지, 이 흄 준위 역학을 통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현실조정자는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자신 체내의 흄 준위는 비정상적으로 높고, 주변 환경의 흄 준위는 비정상적으로 낮추는 능력을 지닌 개체다.
즉, 현실조정자 본인모래가 꽉 찬 상태이 주변 환경모래가 텅 빈 상태보다 현실성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이 흐르듯 자신의 의지와 상상을 텅 빈 주변 현실에 강제로 덮어씌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주변 환경의 흄 준위가 너무 높다면, 아무리 강력한 현실조정자라도 능력을 쓰기 힘들어진다. 재단은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해 현실조정자들을 격리한다.
Kant Counter
현재 공간의 흄 준위를 측정하는 장비. 이름의 유래는 데이비드 흄의 사상에 반발하며 비판철학을 세웠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다. 측정의 기준점을 잡기 위해, 재단은 인위적으로 흄 준위가 100인 주머니 차원과 0인 주머니 차원을 만들어 둔 뒤, 칸트 계수기가 이 두 차원과 통신하며 현재 공간의 수치를 비교 분석하여 흄 준위를 모니터링하도록 설계했다.
5. 스크랜턴 현실성 닻 ✎ ⊖
Scranton Reality Anchors
SCP 재단이 자랑하는 현실성 안정화 장치. 주변의 왜곡된 흄 준위를 강제로 빨아들이거나 배출하여, 해당 공간의 흄 준위를 정상적인 기준치로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현실조정자가 주변의 현실을 진흙처럼 주무르려고 할 때, 스크랜턴 현실 닻을 켜면 주변 현실이 콘크리트처럼 굳어버려 능력을 무효화시킬 수 있다. 현실조정자나 심각한 공간 왜곡 현상을 격리하는 데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결전병기 취급을 받는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우리가 인과관계라고 믿는 것은 단지 사건들의 반복된 경험에 의한 습관에 불과할 수 있다"며 철저한 회의주의를 전개했는데, 물리법칙(인과율)을 무시하는 현실조작 현상의 단위로 그의 이름이 쓰인 것은 상당히 묘한 아이러니다.
SCP-4065 등 SCP 위키 내 일부 문서에서는 파타피직스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사실 흄 준위나 칸트 계수기 같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플라시보 효과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반전 설정을 차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