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에 SF 소설 「나비 전쟁」으로 데뷔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PC통신을 기반으로 활동을 시작한 작가들 중 한 사람으로서, 소위 'PC통신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라고도 할 수 있다. 이후 HOWPC에서 매달 SF 작품을 연재하기도 했으며, 현재도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PC통신 시절부터 SF 창작 및 번역으로 나름의 유명세를 얻었고, 여러 단편집을 내기도 했지만 듀나가 PC통신 이요자나 SF 팬덤의 영역을 넘어서는 지명도를 갖게 된 것은 문학과지성사에서 중단편집 『태평양 횡단 특급』을 출간한 뒤부터다. 듀나는 이 작품으로 2003년 동인문학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SF 장르에 대한 인식 자체가 매우 형편 없는 주류 문단에서도 나름의 인정을 받았던 몇 안되는 한국 SF 작가인 셈. 동인문학상 심사 독회에서 정과리는 “한국문학의 새로운 영역을개척했다. 독특하고 새로운 작품"
(1),“‘인간 이후’에 대한 탐구를 보여주는 고급한 에세이”
(A) 라며 호평했고, 이청준도“요즘 소설들이 음악처럼 흐르는 반면, 이 소설은 회화적 구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반면에 “컴퓨터에서 꺼내 쓴 것같은 금속성의 언어가 거슬린다”, “울림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다.
(A)다만 듀나 자신은 한국문단에서의 인정 운운하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상당히 심드렁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한국 제도문단이 인정하는 장르문학가'라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 들으면 어떤가요? "정말 그런 건지? 전 잘 모르겠더군요."(4) |
한국 SF팬덤 내부에서도 한 때는 복거일과 함께 영미권 SF에 견줄만한 작품을 내놓는 몇 안되는 한국 SF 작가로 꼽혔다. 다른 한 사람은 복거일. 현재는 배명훈이나 김보영 등을 함께 거론한 독자들이 많다. SF 번역가 김상훈은 "듀나가 쓰는 소설 대부분은 엄밀하게 말해 장르 SF라기 보다는 이른바 '슬립스트림(경계소설)'에 가깝"다고 평한다."
(5)듀나 소설의 특징으로는 탈인간중심주의와 페미니즘적 성향을 꼽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SF적 클리셰를 사용하여 냉소적인 어조로 인간이나 현대 문명, 가부장주의적 사회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것이 작품의 주요한 기조를 이룬다. 대표적인 예로 『태평양 횡단 특급』에 수록된 단편 「기생」에서는 고도로 발달한 로봇 문명에 의해 인류가 쇠퇴하고 로봇의 도시에 벌레처럼 기생하는 모습을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묘사하여 충격을 준 바 있다.
듀나를 발굴(?)했던 문학과지성사 등을 포함한 기성 문단에서는 과학기술과 문학의 관계에 대해 과학 기술의 발전이 현대 사회의 인간성 상실을 불러왔다는 식의 접근법이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에 듀나의 이러한 접근이 참신하게 비친 것. 물론 SF 팬덤에서는 이러한 관점이 서구 SF에서 이미 익숙한 장치로 사용되고 있다며 듀나의 SF가 가진 소재의 독창성이나 사고의 참신함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유난히 클리셰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창작 성향도 그러한 평가에 영향을 준 듯.